2011 Portland Summer

July 16th 2011 In Portland

kellie M 2011. 7. 17. 14:50

나무가 정말 크지요? 했더니..

하와이에서 왔다는 c101 사는 Mark가 대답한다. 

'정말 크네요..하와이도 나무는 이렇게 크지 않은데..'

나에게만 나무가 큰 것이 신기한 줄 알았는데, 같은 미국인이어도 하와이서 온 Mark에게도 신기하다는 사실이 의외로 다가온다. 


'당연하지요. 나무가 다 이정도 크지 않나요? '라고 하면 나는 신나게 우리나라 난쟁이 똥자루 나무에 대해 이야기할 텐데 말이다. 

땅덩이도 하늘도 심지어 나무조차 이렇게 큰 나라에서 땅을 벗삼아 하늘을 벗삼아 시를 쓰고 소설을 쓰는 사람들에겐 쓸 거리가 참말로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많은 영화와 소설의 소재가 나올까는 이제 의심없이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자전거를 타고 찾아간 공원..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니 정말 인적없는  강가가 나온다. 


멀리고 가지 않았다. 자전거로 약 5분정도...

이러니..공포스러운 영화에서 인적없는 곳에 수시로 가는 주인공들이 이해가 되지 않던 나로서는 이렇게 인적없는 곳에 가는 것이 손쉬운 곳에서는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자나깨나 공포물 제작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무한한 소재가 되겠구나하는 생각도 들더라는것..

왜 자꾸 공포물 생각만 날까? 땅은 넚고 하늘도 넓고 집들은 드문드문,,왠지 그냥 무슨일이 일어나도 아무도 모르겠다는 나의 극심한 불안이 조성한 공포심때문인가? 

쩝...


이번 여행을 통해 내가 깨달은 것은 난 침낭에서 자는 켐핑족이라기보다 궁궐에서 귀빈대우받고 싶은 공주과라는 것..

그닥 모험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

어떻게 알았냐고?

자전거가 불편하니 그렇게 좋아하던 자전거 타기도 심드렁하고..

길이 낯서니 별로 나서고 싶은 생각도 안들고..

참 모르던 나를 많이 발견해가고 있다. 


바람의 말



- 마종기 作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